2019년 6월 22일 토요일

요시 타츠와 신스케 나카무라를 보며

잘 알려진 바처럼 나카무라 신스케와 훗날 "요시 타츠"로 이름을 알린 야마모토 나오후미는 신일본 프로레슬링 입단 동기입니다.


하지만 당시 격투기 붐에 함몰되어있던 신일본 운영 측에선 격투기 경험이 있던 나카무라 신스케에게 "슈퍼 루키", "선택받은 신의 아이" 같은 이름을 붙이며 푸쉬를 몰아주기로 결정합니다. 어느 정도냐면, 으레 신일본 신인 선수들이 거쳐야만 하는 "영 라이온" 단계를 거의 거치지 않고 바로 싱글 레슬러로 뛸 정도였다고 하죠.


그리고 급기야 이런 푸쉬는 2003년 나카무라 신스케가 23세의 나이로 최연소 IWGP 헤비급 챔피언에 오르는 것으로 정점에 달합니다.


해당 경기를 보면 경기 입장 및 이후 타이틀 수여식, 퇴장 장면 등에서 줄곧 나카무라가 단체 최고의 벨트를 따는 동안 입단 동기인 타구치 류스케, 고토 히로오키, 그리고 야마모토 나오후미는 링 주변에서 잡일을 하고 수발을 들고 있습니다. 야마모토 나오후미는 나카무라 신스케의 벨트를 매주고 나카무라를 무등에 태운채 고릴라 포지션으로 돌아갈 때 어떤 생각을 했을까요.


어떤 글에 따르면 야마모토가 도미하여 WWE 트라이아웃을 받게 된 큰 계기 중 하나는 신일본에서라면 영영 타나하시나 나카무라에게 뒤쳐질 수 밖에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어쨌든 그래서 야마모토는 성공적으로 WWE에 입단하여 "요시 타츠"라는 이름으로 데뷔하는데 성공합니다 ... 물론 모두가 알다시피 그 커리어는 그렇게 화려한 것은 되지 못했고, 이후 신일본 프로레슬링에 "요시 타츠"라는 이름으로 귀환하고 나서도  그리 성공적인 행보를 거두지는 못했구요.


반면 일찌감치 야마모토를 앞서 갔던 나카무라 신스케는 이제 "신스케 나카무라"로 WWE에 건너가 극히 성공적인 행보를 거두고 있습니다. 자그마치 레슬매니아에서 단체 메인급 타이틀 매치를 앞두고 있네요. (일본인 레슬러 중 굳이 비슷한거라도 비벼보려면 젊은 시절 NWA, WWWF, WWA 등 미국 메이저 단체의 챔피언 들이었던 루 테즈, 브루노 삼마르티노, 프레드 블래시에게 동시에 도전한 바 있던 자이언트 바바, AWA 챔피언을 지냈던 점보 츠루타 정도 밖에 없겠네요.)  결국 야마모토는 끊임없이 상상하기만 했을 그런 위치에 나카무라는 이미 훌쩍 도달해 있습니다.

신일본에서도 방출되다시피 한 요시타츠는 최근 전일본 프로레슬링에서 준수한 활약을 하고 있습니다. 최근 요시타츠가 신스케 나카무라의 활약과 관련한 인터뷰를 했나 봅니다.



-- CC개막과 동시에 바다 건너의 WWE의 연간최대 이벤트인 레슬매니아가 개최됩니다. 지금은 나카무라 신스케 선수가 WWE 챔프에 도전하면서 주목받고 있죠. 나카무라 선수라고 한다면 요시타츠 선수와 신일본 입문 동기죠? 

제가 있을 때와는 완전히 달라서 딱히 의식하고 있지는 않습니다만, 이 타이밍에 챔피언전에 임하고 있구나라는 건 '가지고 있다'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있을 때의 일본인 선수에 대한 취급과도 다른고 어떤 의미로 제가 WWE에서 일본인이 싸우기 위한 길을 만들었다는 부분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실험대였다고 할까요. 이것은 예전 WWE의 일본 사무실에서 활동하는 방식이라는 말을 들었는데 "오시타츠씨가 해왔었기 때문에 지금의 그의 포지션이 있다."라고 말했었고 그 점에서는 자랑스럽습니다. 그것이 제가 있던 시기와는 말과 인종의 벽, 일본인을 보는 시각도 바뀌었죠. 저는 그것들과 싸우고 있었으니까요.

-- WWE 소속 선수로서 '레슬매니아'는 어떤 위치를 갖고 있습니까?

모두가 나가고 싶어하는 대회입니다. 어떤 의미로 저는 그 목표를 달성했다고 할 수 있겠죠. '레슬매니아(2010년)'에 출장해서 배틀로얄에 나가서 딱 승자로서 돌아오는 입장로를 걷고 있었으니까요. 그 장면은 장관이었습니다.

-- 요시타츠 선수가 보기에 지금의 WWE는 어떻습니까? 

제가 있을 때와는 다른 단체죠. 다른 세계의 이야기입니다. 저희들의 시대는 아무것도 보이질 않았고 어떤 선수가 톱에 오를지도 몰랐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일본에서 이름을 날리면 WWE에 나갈 수 있다는 것이 증명되었죠. 잘 들어주고 있습니다. "어떻게하면 WWE에 들어갈 수 있는가."라고. 지금은 대단히 명확하고 일본에서 활약하면 좋다고. 특히 지금은 WWE도 일본인 선수를 좀 더 원하고 있으니까 도전하려는 선수는 도전해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요. 인생은 한 번뿐이니까. 손가락을 물리기만해도 과분하다고 생각합니다.

-- 요시타츠 선수는 한번 더 도전할 기분이 있습니까?

저는 이제 됐습니다. 배가 부릅니다. 시디 신 맛이었습니다(웃음). 7년간 있었죠. 배부릅니다. 다만 물론 투모로우-네버-노우즈(tomorrow never knows)죠(웃음).



(출처 링크: http://gall.dcinside.com/board/view/?id=wwe&no=1348904)



인터뷰를 읽다보면 묘한 뉘앙스를 느끼게 됩니다. 어떤 뉘앙스를 느끼실지는 보는 분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그 뉘앙스가 긍정적이건 부정적이건 전 요시타츠에게 못내 눈길이 한번 더 가게 됩니다. 우리네 인생이 신스케 나카무라보다는 요시타츠에 가까운 경우가 더 많은 것 같으니까요.


(원문: 2018/03/24, 2019/06/2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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