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6월 23일 일요일

무스타파 알리는 어째서 "전형적인 중동 악역"을 맡지 않는가?

WWE 205 Live 소속의 슈퍼스타 무스타파 알리의 인터뷰 꼭지를 읽고 깊은 감명을 받아 번역본을 올립니다. 단체를 떠나 레슬링 업계에 관한 중요한 교훈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생각할 기회를 가져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https://twitter.com/Neumannthehuman/status/982062889203838977?s=20
                                                                     


무스타파 알리는 어째서 일찍부터 극악한 “전형적인 중동인”을 연기하지 않았는가?




이 모든 건 제가 16살 때 이미 알고 있었던 사실로 돌아갑니다. 만약 동남아, 중동 출신이거나 혹은 어쨌든 “중동인”으로 묘사된다면 너는 곧 나쁜 놈이라는 점은 잘 알고 있었죠. 그런 점을 알았기 때문에 별로 그러고 싶지 않았습니다. 별로 그러고 싶지 않고 저한테 안 맞는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처음 레슬링을 시작했을 때 전 제 정체성을 숨기기 위해 마스크를 쓰고 루차도르 행세를 했습니다. 그니까 멕시코 레슬러로 말이죠. 그렇게 몇 년을 버텼습니다. 그러다보니 결국엔 그렇게 부킹을 잘 받지 못했고 일이 막히면서 갈팡질팡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던 중에 손목 골절로 인해 반년을 쉬었죠. 그러던 동안에 친구랑 거듭 이야기를 하다 나온건 결국 이런 얘기였습니다. “너가 중동인 캐릭터를 받아들이기만 하면 돈도 많이 벌고 이름도 알리고 부킹도 잘 받을거야. 한번 해봐.” 결국 고민에 고민 끝에 저는 마지못해 이를 받아들이고 곧 사우디 아라비아 출신의 “프린스 무스타파 알리”가 되었습니다. 나쁜 놈이었죠. 그리고 그게 먹혔습니다! 아, 그렇게 돌아오고 나니까 이 바닥에서 완전 핫한 선수가 되고 부킹도 쏟아지더군요. 회사에서 저한테 항공 티켓을 끊어준 것은 그게 처음이었습니다. 이미 검증된 공식이었고, 증명이 되었고, 잘 먹힌거죠. 그렇지만 전 그게 끔찍히 싫었습니다. 매 순간마다요. 나쁜 놈이 되는 것도 싫었고 그런 관념에 숙이고 들어가는 것도 싫었습니다.



자주 하는 얘기입니다만, 전 제가 악역을 맡던 때 가운데서도 이 한 순간을 잊을 수 없습니다. 경기 도중 무심코 관중 속에 있던 한 어린이를 봤을 때 그 어린이의 시선을 똑똑히 기억합니다. 그 어린이는 주먹을 불끈 쥐고 마치 방어 태세를 취하듯 한발 뒤로 물러섰던겁니다. “아, 나는 지금 저 아이한테 나와 같은 사람은 증오하는게 마땅하다는걸 가르쳐준건가? 내가 지금 한게 바로 그런 것 같은데.”라는 생각이 스쳐지나갔습니다. 그 날로 저는 그런 모습을 그만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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